1. 외모는 왜 여성의 존재 조건이 되는가?
《마스크걸》은 외모 지상주의에 갇힌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욕망과 존재가 어떻게 규정되고 파괴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김모미는 ‘예쁘지 않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고 조롱받기도 한다. 낮에는 회사에서 투명인간처럼 존재하고, 밤에는 가면을 쓰고 BJ 방송을 하는 인물이다. 가면은 그녀를 숨기지만 동시에, 그녀를 처음으로 존재하게 만든 도구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고, 오히려 사회적 기준에서 밀려난 여성의 존재 그 자체가 문제시되는 현실을 드러낸다.
김모미는 왜 가면을 썼을까?
그리고, 그녀는 가면을 쓴 순간 비로소 진짜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2. 욕망은 누구의 것인가?
김모미가 진짜로 원했던 건 ‘예뻐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었다. 하지만 사회는 그녀의 욕망을 ‘불쾌한 것’, ‘감추어야 할 것’으로 치부한다. 여성의 욕망은 젊고 아름다워야만 정당화된다. 그렇지 않은 욕망은? 드라마는 그 욕망이 어떻게 왜곡되고, 지워지고, 결국에는 폭력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김모미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고, 그래서 파국을 맞았다고 본다. 그녀는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없는 세계 속에서 움직였을 뿐이지만 말이다.
3. 여성 서사 속 ‘몸’은 무엇이 되는가?
《마스크걸》은 김모미의 ‘몸’을 수많은 방식으로 다룬다. 시선의 대상, 성적 소비의 도구, 도망치는 존재, 무너지는 존재.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몸을 통해 현실에 개입하고, 거부하며, 복수한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여성의 몸이 착취되는 장면만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여성의 행동과 선택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여기서 김모미는 강하지 않았던 인물같다. 하지만 버텼고, 끝까지 살아남으려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여성 서사의 새로운 부분을 만나게 될 수 있었다고 본다.
4. 김모미는 괴물이었을까?
누군가는 김모미를 괴물이라 말한하지만 그녀가 괴물이 되기까지, 사회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사람으로 대해준 적이 없었다. 복수는 도구였고, 가면은 무기였으며, 사랑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오지 않았다. 김모미는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었다. 그녀의 비극은 그녀의 욕망이 아니라, 그 욕망조차 허용하지 않는 사회 구조의 냉혹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5. 마무리하며 – 가면은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드러냈는가?
《마스크걸》은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말하려고 한 거 같다. 외모는 조건이 되었고, 욕망은 숨겨져야 했으며, 그래서 가면을 써야만 존재할 수 있었던 김모미는 현실 속 수많은 여성의 또 다른 얼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추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슬프지만 세상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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